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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 용 / 보 /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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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ebmaster 2003-06-28 00:02:03
제        목   레알 마드리드가 호나우딩요를 원하는 이유

베컴의 영입으로 필자를 비롯한 수많은 축구팬들을 경악시킨 레알 마드리드. 페레즈 구단주 취임이후 야심차게 진행 중인 빅네임 영입작업은 한시즌에 한번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를 두고 단순히 페레즈 구단주를 수집병에 걸린 몽상가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동안 레알이 이룩해온 성과를 보면 그런 주장은 근거가 희박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레알의 성적을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그들의 성적은 투자 비용과 비교해볼 때 분명 논란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아마 보는 사람의 시점에 따라 평가도 제각각일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페레즈 구단 취임 후 레알의 이미지 변화이다.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90년대 초, 중반만 해도 레알은 숙명의 라이벌 구단인 바르셀로나에게 한발 뒤쳐져 있었다. 월드컵에서 명승부를 곧잘 연출해냈던 오렌지와 삼바리듬의 힘은 바르셀로나를 스페인의 최고로 만들어 놓았다. 물론 레알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거쳐갔지만 뉴스메이커라는 측면으로 볼 때 열세였다. 신성 라울이 없었다면 아마 그 격차는 꽤나 심했을 것이다.

그러나 페레즈 구단주의 취임 이후 스페인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레알이라는 구단의 가치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 올랐다. 피구-지단-호나우두-베컴으로 이어지는 4명의 영입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이슈는 세계 수많은 언론에 의해 확대 재생산되었으며 이는 축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레알의 하얀 유니폼을 아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였다.

축구팬 중 많은 이들은 인정하지 않을 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재 레알은 그 팀의 응원 여부와 상관없이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구단이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를 약간 다르게 표현해서 '세계 최고의 구단'이라는 호칭을 붙인다 한들 대중에게는 충분히 먹혀 들어갈 것이다.

팬들의 인기를 먹고 산다는 소위 스타급 선수일수록 이런 대중들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축구 시장의 위축을 감안한다고 하여도 레알이 영입하는 대형 선수들의 이적료가 점차적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무엇을 말한다고 생각하는가? 레알도 이제 돈이 서서히 말라가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번지수를 잘못 짚어도 단단히 잘못 짚었다.

물론 실상은 그럴지도 모른다. 필자가 레알 재정 사항을 명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확실한 답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필자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사안의 핵심은 돈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핵심은 '레알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저리그의 제일 가는 명문구단인 뉴욕 양키스. 지금까지 뉴욕 양키스는 마케팅적인 측면등에서 영국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곧잘 비교되곤 했다. (실제로 양구단은 제휴를 맺고 있다.) 그러나 최근만을 놓고 볼 때 뉴욕 양키스와 비견될 축구 구단은 이제 맨유가 아닌 레알 마드리드이다.

양키스에는 유명한 '양키스 프리미엄'이 존재한다. 양키스의 세로 줄무늬 유니폼이 주는 매력, 즉 다시 말해 세계 최고 구단에서 뛴다는 자부심, 우승반지를 낄 수 있는 높은 가능성 등이 타구단에 비해 적은 돈을 받고도 유명 선수들이 그 팀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이유라는 얘기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번 오프시즌 영입된 베컴은 바로 그 '레알 프리미엄'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 사례였다.

베컴을 영입을 위해 제시한 돈에 있어 레알의 경쟁구단인 바르셀로나는 분명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결국 레알은 실제 이적료에 있어서 이보다 500만 유로가 적은 돈을 들이고도 베컴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이적료는 선수보다는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는 도구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구단의 마음이 동한들 선수 본인의 동의가 없이 선수를 팔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 이적은 레알이 바르셀로나보다 베컴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복잡다난했던 이번 이적을 두고 일각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상술의 결과라고 하며 노련하기로 유명한 맨유의 경영실력을 칭송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베컴 이적은 명백히 맨유의 실패이다. 맨유는 자신들이 원하는 가격에 베컴을 팔지 못했고 자신들의 이번 오프시즌 첫번째 영입목표인 호나우딩요(파리생제르망)에 대한 레알의 포기마저 확답받지 못했다. 현재 상황을 볼 때 레알이 호나우딩요와 베컴을 싹쓸이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이 아니다.

이는 맨유가 레알이라는 구단의 성향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 주원인으로 보인다. 맨유는 많이 알려져 있다시피 주식회사이다. 그들은 매사 수입과 지출, 순이익을 생각한 지극히 합리적인 방식대로 움직인다. 반면 레알은 정치적, 경제적인 여러 이유로 인해 순익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가 없는 구단이다. 맨유가 현실적이라면 레알은 진취적이다.

흔히 매사에 합리적인 개인이나 집단은 상대도 자신과 같이 논리적인 사고를 통해 행동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런 판단이 이익이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예측불허의 상대 행동을 읽지 못하여 큰 실수를 하곤 한다. 이번 맨유의 판단 미스도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반드시 합리적인 것이 옳은 것만은 아니다. 위험성이 높을수록 이익도 높다는 투자 격언도 있지 않은가?

베컴에 이어 호나우딩요를 영입대상으로 삼고 있는 레알에 대해 유럽 축구계의 눈길은 결코 곱지 못하다. 이미 경쟁 구단들의 관계자들은 이와 관련해 불쾌함을 표시하고 있으며 축구팬들의 반응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호나우딩요 영입 시도만큼은 레알의 마케팅적인 입장보다는 전력 보강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호나우딩요의 영입으로 인해 레알이 얻을 수 있는 상업적인 이익은 결코 대단한 수준이 아니다. 향간에서는 그의 외모를 가지고 왈가왈부하지만 외모와는 무관하게 이미 카를로스와 호나우두의 존재로 남미시장 진출은 상당부분 이뤄진 상태이기에 호나우딩요 영입으로 인한 추가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호나우딩요의 영입시도는 공공연한 비밀이 된 레알의 '한시즌당 한명'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즉, 호나우딩요는 레알의 전력상 필요가 더 강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럼 구체적으로 호나우딩요의 영입이 성공할 경우 레알이 얻는 이점을 무엇일까?

현재 레알은 그동안 많은 비판의 근거가 되었던 주전급 후보 선수의 정리를 꾀하고 있다. 한때 소속팀의 간판 공격수였던 모리엔테스, 시즌 초반 놀라운 활약을 펼쳤던 구티, 세계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성장한 마켈렐레, 좌측면의 유틸리티 플레이어 솔라리 등의 이적 가능성이 여느때보다 높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호나우딩요의 영입 시도는 이러한 제반 상황과 더불어 그의 다재다능함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현재 레알의 공격진을 구성하고 있는 호나우두, 지단, 라울, 피구는 부상이 없는 한 거의 전 경기를 뛰고 있으며 이들을 대신하여 팀전술에 맞는 교체선수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호나우딩요는 주 포지션인 중앙이외 과거 좌측면을 무리없이 소화해냈으며 페레이라 감독 부임 이후에는 대표팀에서 우측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아 우측면도 가능함을 보여줬다. 청소년 대표시절에는 포워드로서 득점력도 과시했던 호나우딩요임을 생각해보면 그는 레알 공격의 어느 포지션에도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호나우딩요의 영입시도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대개 두 부류로 나뉜다. 레알의 계속되는 대형 영입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한부류라면 나머지 한부류는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수비 문제를 등한시한 계속적인 공격 부분의 영입을 문제 삼는다.

첫번째 부류의 거부감에는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두번째 부류의 비판에는 분명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 그들은 '호나우딩요는 주전이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호나우딩요같은 선수가 주전이 아니라면 누가 주전이겠는가? 하는 것은 물론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그러나 현 레알을 살펴보면 사실 그가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낮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하지 않은가? 지금도 문제시 되고 있는 수비력을 감안할 때 여기서 공격포 지션의 선수를 한명 더 늘리는 것은 성적과 직결된다는 것을 바보가 아닌 한 레알 경영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호나우딩요만한 대형선수, 그것도 앞날이 구만리인 선수가 후보일 것이 예상되는 구단으로 오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레알의 호나우딩요 영입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호나우딩요의 출전시간이 어느 정도 보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리엔테스, 구티, 솔라리가 나간다고 생각해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알이 추가영입을 하지 않는다면 레알의 전력은 베스트 11의 호화로움과 상관없이 상당히 감소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호나우딩요가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호나우딩요는 앞서 말했듯이 혼자서 4명의 자리를 커버해줄 수 있는 선수이다. 공격진의 4명의 선수들 중에는 다소 불안한 몸상태를 가진 호나우두를 비롯, 나이가 점점 부담스러운 피구와 지단도 있다. 그동안에는 이들이 부진할 경우에도 선뜻 전술에 맞는 선수가 없었기에 안심하고 교체하지 못하고 풀타임을 뛰게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호나우딩요라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뛰어난 개인 기량를 지닌 그의 존재는 일순간에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조커의 개념에도 부합할 뿐 아니라 기존 주전들에 대한 경각심 유발 효과도 있으며 주전들의 몸상태가 조금이라도 의심스럽다면 무리하지 않고 호나우딩요로 하여금 선발 출장하도록 할 수도 있다. 즉 호나우딩요는 기존 후보 선수들이 이적이 선행될 경우 주전이 아니어도 주전 못지 않은 대우와 출전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연령을 생각해볼 때 그가 주전을 차지할 것은 시간문제라는 점은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호나우딩요의 레알행은 물론 아직 많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베컴을 레알에 내준 마당에 호나우딩요마저 놓칠 경우 주주들의 이탈이 불가피한 맨유가 사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게다가 그들에겐 베컴이 버리고 간 맨유 에이스의 상징 No.7이라는 달콤한 유인책이 있다.
또한 베컴을 라이벌 구단에게 빼앗긴 숙명의 라이벌 바르셀로나 또한 레알을 방해하기 위한 작업을 이미 시작한 상태이다. 저항의 한계는 분명해 보이지만 호나우딩요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파리생제르망도 있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호나우딩요가 레알로 간다라는 예언이 아니다. 다만 베컴의 영입으로 악화된 여론으로 인해 호나우딩요의 영입을 '미친짓'으로 치부하는 일부의 주장과는 달리 호나우딩요의 영입만큼은 전력적인 요인에 의한 시도라는 것이다.

'유니폼을 입고 공식 사진을 찍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믿지마라' 라는 얘기가 언제부터 축구 이적을 관련해서는 정답처럼 되버렸다. 따라서 어디까지 믿어할지는 모르겠지만 호나우딩요가 이적이 기정 사실처럼 됐었던 맨유에 못지 않게 레알에 끌리고 있다는 것은 이제 어느정도 검증을 받은 것 같다.

이미 베컴에게 큰 돈을 쓴 레알은 호나우딩요에게 큰 돈을 쓸 여력은 사실 없는 상황이다. 다시 한번 경쟁자보다 적은 돈으로 '레알 프리미엄'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지나친 흥분보다는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 오프시즌 이적시장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어찌 되었든 스타들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니까 말이다.

Written by Dogma01(dogma01@ybnormal-footba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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