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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08-05-20 10:46:16
제        목   [런던통신] 챔피언을 존중하라

[스포탈코리아=런던(영국)] 박찬준 통신원= 1954년 스위스 월드컵 결승전에서 '매직 마자르'라 불리던 헝가리가 독일에 믿어지지 않는 패배를 당한 뒤, 헝가리와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 피렌체 푸스카스는 기자들의 질문에 옛 격언 한 마디로 인터뷰를 마쳤다.

“강자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긴 자가 강자다.”



이번 시즌 FA컵은 포츠머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1995년 에버턴 우승 이래 13년 만에 빅4 이외의 우승팀이 탄생한 것이다. 그런데 워털루 역에서 승리의 노래를 부르던 포츠머스 팬들을 제외하고 이 우승을 기뻐하는 언론과 팬들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FA컵 결승전 시청률은 지난 시즌 첼시와 맨유 경기에 비해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심지어 경기 당일과 경기 후에도 언론들의 보도는 온통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쏠려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너먼트 대회의 결승전이라 하기에 조금은 부족한 관심임에는 틀림없다.

경기 전 선수들이 출발하는 과정에서부터 여왕의 축사, 그리고 전 잉글랜드인의 관심을 모으던 과거 FA컵 결승을 추억이라고 감안하더라도, 포츠머스와 카디프의 결승전은 과거 축제들과는 조금은 다른 양상이었다. 만약 빅4가 이 결승전의 한 축이었어도 그랬을까.

케빈 키건은 빅4가 잉글랜드 축구를 지루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는 빅4가 리그의 성적표 1위부터 4위까지 도배하기 때문만은 아니었으리라. 빅4가 만들어 놓은 아우라가 다른 팀들의 이변마저 관심을 모으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한 말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변을 원하지만, 그 이변이 현실이 되었을 때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하게 한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올랐을 때, 그리스가 유로2004에서 우승했을 때도 그랬다. 사람들은 이 이변에 대해 박수를 보내면서, 그 성과에 대해 100% 신뢰하지 못했다.

포츠머스의 우승도 마찬가지다. 포츠머스와 카디프는 토너먼트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팀이지만, 사람들은 그들이 결승전에 주인공이 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겼다. 빅4가 아닌 챔피언십 팀을 누르고 우승한 포츠머스는 단순히 운이 좋은 챔피언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챔피언을 조금 더 존중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리그를 8위로 마감했던, 69년 만에 들어올린 트로피던, 결승전 상대가 챔피언십 팀이던 간에 포츠머스가 2008년 FA컵 우승팀임에는 틀림없다. 그들은 전 잉글랜드 팀들이 참가한 대회에서 빅4가 하지 못한, 살아남은 마지막 팀이기 때문이다.  

사진=FA컵 우승을 차지한 포츠머스 ⓒGettyImages/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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