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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08-06-08 16:02:13
제        목   [밀라노통신] 선수들 빼고 모두가 즐긴 Casa Azzuri의 밤

[스포탈코리아=밀라노(이탈리아)] 이윤철 통신원= 보통 '메이저 대회'는 축구팬들에게는 축제가 되겠지만, 그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전쟁터'와 다름없을 것이다. 그리고 감독은 소위 '군대식'으로 팀을 통제하게 마련이다.

일반 축구팬들이 생각하기로는, 유럽의 축구선수들은 매우 자유분방하며 방종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것으로 상상하기 쉽고, 또한 실제로 그런 선수들도 많다. 음악과 술, 그리고 미녀들이 있는 공간이라면 신체 건강한 남자들이라면 당연히 그곳에 갈 수밖에 없고, 또한 부와 명성, 그리고 신체적 능력을 가진 축구선수들은 언제나 그러한 공간에서 '대환영' 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대회에서 이런 잿밥에 관심 가졌다가는 금세 감독의 불호령을 듣게 마련인 것은 유럽도 똑같다.

보통 유럽의 축구 감독들, 특히 월드컵이나 유럽컵 등에 참여하는 감독들의 경우, 꼭 강조하는 것이 있다. 식사, 훈련 시간 엄수는 기본이고 식단도 감독의 감수를 받고 난 다음 결정이 되며 그 양마저도 감독의 감수를 받게 된다. 허락받지 않은 숙소 밖 외출은 금지이고, 심지어 호텔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지정 시간에만 가능하게 제한을 두는 감독도 많다.

그리고 이러한 대회 중 옷은 단체 트레이닝복, 아니면 선수단 단복(정장)을 기본으로 하고, 이동 중에는 무조건 복장 통일을 요구하며 숙소에서도 복장 통일을 요구하게 된다. 심지어 대회 중 간혹 있기도 하는 1일 휴가나 허락된 외출 시에도 무조건 트레이닝복이나 정장 차림으로 나갈 것을 명하는 감독들도 있다. 이 정도면 군대나 다름없다.

이러한 규율 때문인지, '놀기 좋아하는' 선수들 역시 큰 대회에서는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게 마련이다. 이런 것은 이탈리아 대표팀 선수들도 사실 다를 바 없다. 하루에 1~2회 있는 훈련은 사실 강도가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게 마련인데, 선수들의 경우 시간을 보낼 거리는 숙소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당구대 등이 고작이다.

숙소에는 어떠한 주류 종류를 찾아볼 수 없고, '여자'들의 출입은 상상도 못하는 일이기도 하다. 과거 트라파토니 감독 시절 몇몇 선수들이 숙소에 '여자'를 들였던 것이 알려져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였지만, 리피나 도나도니 감독 아래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긴 시간을 수도승처럼 살아야 하는 선수들의 경우 전혀 불평 없이 지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 대표팀 숙소, 소위 'Casa Azzuri'로 불리는 곳에서 다소 낯선 일들이 일어났다.

토요일,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엔체르스도르프에 있는 이탈리아 대표팀 숙소에선 공식 미디어 행사가 열렸다. 공식 기자회견은 물론, 스폰서 기업들을 위한 부스와 홍보 행사 등이 있었고, 또한 수많은 취재진들과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모인 파티 비슷한 행사였다. 이탈리아의 유명 코미디언들이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이탈리아 선수들의 경우 이런 공식 홍보 행사에 몇몇이 참여하기도 하였는데, 안토니오 카사노는 유명한 이탈리아 노래 'Nel Blu Di Pinto Di Blu' 를 열창하는 장면이 방송을 타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스폰서 기업들이 자사를 홍보하기 위해 소위 '도우미', 더 정확하게 말하면 미녀 홍보단들을 동원했던 것이다. 게다가 음악과 춤을 좋아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특징 때문인지, 행사가 진행되면서 흥겨운 댄스 음악들이 크게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 '8등신 미녀 군단'들이 죄다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 신체 멀쩡하고 제정신 가진 남자라면 그 물결에 당장이라도 빠져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취재진, 기업 관계자, 이탈리아 축구협회 관계자 등등이 그 무리에 합류한 장면들이 방송이 되었다.

물론 선수들은 전혀 화면에 잡히지 않았다. 노래를 부르던 카사노도 보이지 않았고, 카사노 옆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던 부폰 역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탈리아 숙소의 컨벤션 홀에서는 흥겨운 음악 등이 가득했고, 선수들과 팀 관계자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여흥을 즐기고 있던 것이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오늘 이런 행사가 있었다'라는 식으로 방송을 했고, 심지어 춤추고 있던 한 축구 기자의 모습도 화면을 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참 의문이 가는 것은, 왜 이런 일이 대표팀 숙소가 있는 컨벤션 홀에서 열렸냐는 것이다. 보편적인 '미디어 행사' 정도라면 숙소 내 공간에서 열려도 상관없지만, 선수들이 분심(?)들게 만들 만한 일이 한 건물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을 보면 이탈리아 축구협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분명히 이런 행사를 도나도니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은 반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 마르첼로 리피 전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이라면 관련 기업 관계자, 언론인, 행사 관계자들을 불러다가 '잡아 족쳤을' 것이다.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이해가 가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보통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팀의 경우,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던 전례들이 다시 떠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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