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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08-06-03 15:59:56
제        목   [밀라노통신] 과거를 계속 돌이켜보려는 이탈리아 축구

[스포탈코리아=밀라노(이탈리아)] 이윤철 통신원= 유로 2008이 목전에 다가왔다. 이탈리아의 경우, 현재 유럽 축구전문가들에 의해서 ‘빅3’로 거론되고 있고, 또 우승할 만한 저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의 행보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고는 있지만, 틀림없는 사실은, 이탈리아는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가 주목받는 이유로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2006 월드컵 우승팀이라는 것이다.

지난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분명히 강했다. 수비는 안정되었고, 공격은 날카로웠다. 게다가 조직력도 탄탄하였으며, 선수들의 의욕 역시 하늘을 찌르는 듯 했다. 게다가 마르첼로 리피라는 세계 최고의 감독 중 한명이 이탈리아를 지휘했다.

유로 2008을 맞이해 이탈리아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스포츠 방송사인 Sky Sport 는 지난 1주일 동안 2006 월드컵 이탈리아의 전 경기를 다시 보여주는 시간을 가졌다. 남의 나라 경기이지만 매우 재미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브라질도 잡아 먹을 뻔 했던 가나의 중원 압박을 침착하게 풀어내던 모습이나, 혈전 속에서도 어떻게든 이기려고 모든 승부수를 던지던 미국전, 승부차기까지 가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전술적인 변화를 던지던 독일전 등을 다시 보면 정말 명승부였다는 생각이 든다.

그 경기를 다시 봤다고 이렇게 원고를 쓰는 것은 아니다. 그 경기를 방송하기 위해 Sky Sport 측에서 어떤 준비를 했는지 언급을 하고 싶었다.

그 경기를 방송하기 위해 스튜디오에는 2명의 진행자가 있었다. 이탈리아의 유명 스포츠 캐스터인 '파비오 카레사'와 바로 2006년 이탈리아 월드컵 감독인 마르첼로 리피가 스튜디오에 마주보고 앉아서 경기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루에 1경기씩, 총 7경기를 1주일에 걸쳐서 방송했고, 방송마다 그 두 명은 스튜디오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축구 방송이 2시간 정도라면, 그 방송진의 대화는 1시간 이상 진행이 되었다.

대화는 짐작하다시피 경기에 관련된 질문으로 집중되었다. 그런데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보니 많은 세세한 것들을 시청자들은 알게 되는 행운을 누렸다. 축구를 좀 더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르첼로 리피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너무나 많은 이야기 거리들이 있었는데 지금 당장 기억나는 것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에머 자케는 나에게 ‘호텔 방에 박혀있지 말고, 숙소나 그 인근에서 열중할 거리를 꼭 챙겨가라. 그것이 대회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라는 조언을 했지만 행하는 것이 어려웠다.'

“가투조와 카모라네지를 함께 출전시키는 것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가투조는 오른쪽 전문이고, 카모라네지 역시 오른쪽 전문이다. 누군가를 이동시켜야 하는데 그 시도가 생각만큼 잘 되지 않았다. 고민이 많았었다.”

“토티의 부상 직후 ‘나는 너를 꼭 데려가겠다. 걱정 말고 재활에만 열중하라’는 말을 수없이 전했다. 회복에 대한 걱정은 많았다. 월드컵 첫 경기 직전이 되서야 경기에 투입할 만큼 충분한 상태로 올라왔다. 100%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한 시름 덜었었다.'

“첫 소집 당시 인자기의 표정이 어두웠다. 경기 출장에 대한 불확신 때문이었다. 그가 필요했었고 계속해서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결국 그는 안정감을 찾고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이외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단순히 전술적인 설명 이외에도 큰 대회에서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 털어놓는 이야기들이 참 많았다. 선수단의 외출이나 휴가의 운영 방법, 감독으로서 훈련장에 찾아오는 팬들을 상대하는 법, 팀을 긴장시키거나 긴장을 푸는 법 등 수많은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으면서 많은 뒷 이야기들을 공개했다.

단순히 전술적 차원에서 한 선수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소견을 밝히는 것 이외에도 이런 복잡한 내용들을 그대로 털어놓는 것을 보면서 이탈리아에서는 축구 방송만 봐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사실 과거에 대한 관심은 이탈리아 축구계에서 늘 있는 일이다. 월드컵 직전에는 이전 월드컵 대회들과 관련된 DVD들이 판매되고 있고, 이후에는 다른 주제의 관련 DVD들이 공개되곤 했다.

하지만 방송에서, 무려 7일간이나 초대 손님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면서 '저런 프로그램에 한국에도 있다면, 축구팬들이 감독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전술적 변화나 큰 전략적 그림 이외에, 선수의 심리상태와 컨디션 상태, 경기장 분위기나 선수들이 느끼는 압박감 등을 감독의 입장에서 솔직하게 털어놨기 때문이다.

선수를 가장 잘 아는 감독으로서, 그리고 한 팀을 지휘하는 감독으로서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그 견해에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당시 감독의 결정은 이해할 수 있다. 언젠가 과거의 월드컵에 대해서 몇 년 뒤, 아니면 10여년 뒤에 다시 돌이켜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냥 간단히 뉴스 면에 몇 줄 나오는 것이 아닌, 감독으로서의 회고 말이다.

세계의 벽을 실감한 86년, 감독으로서 뭘 해야할 지 아무런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압박감이 심했다던 90년, 역대 최약체 멤버라는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던 94년, 기대에 반비례하면서 내홍까지 겪었던 98년, 기적에 가까운 2002년과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경기를 운영한 2006년 등을 생각하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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