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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작성자
  최성현 2007-03-20 19:51:31
제        목   [밀라노통신] 질라르디노, 슬럼프의 끝은 어디인가

'파올로 로시의 재림'이라는 수식어가 붙던 선수가 있다. 2003-2004 시즌 이탈리아 무대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질라르디노다. 그는 당시 아드리안 무투와 아드리아누의 이적으로 인한 파르마 공격진의 공백을 홀로 메우는 대활약을 펼치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질라르디노는 2003-2004 시즌 34경기에서 23골을 기록했고 2004-2005 시즌에는 38경기에 출장해 23골을 터트렸다. 2시즌 연속 20점대를 기록하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인 그지만 단순히 득점력으로만 각광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질라르디노의 원래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그러나 원톱에서부터 쉐도우 공격수 심지어 윙포워드까지 소화할 정도로 다재다능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제공권과 스피드, 돌파력은 물론이고 볼 키핑력과 패스 능력까지 갖춘 그는 어떤 위치에 세워져도 그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최전방 공격수의 전술적 움직임이 강조되는 현대 축구에서 그 가치는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질라르디노는 파르마에서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2005-2006 시즌 AC 밀란으로 이적했다. 그해에도 34경기에 출장한 질라르디노는 17골로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하면서 파르마에서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또 어떠했던가. 질라르디노는 파트너 루카 토니와 함께 투톱으로 출전하거나 혹은 원톱으로 경기를 진행했고, 상황에 따라서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출전하면서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끌고 있던 마르첼로 리피 감독의 전술적 요구를 훌륭히 소화해냈다.

그러나 그는 챔피언스리그 이후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이다. 그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무득점에 가까운 기복을 보였는데 그러한 모습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질라르디노는 리그 23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7경기 출장에 1골을 기록하고 있다. 팀내에서는 득점 1위의 기록이지만 이탈리아 축구계는 그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혹평을 내리고 있다.

물론 밀란에서 결정력이 부족한 것은 질라르디노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자기, 올리베이라 등 동료 공격수들 모두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특히 전반기 주전 공격수로 출전했던 질라르디노와 인자기의 부조화는 팀 공격력의 전반적인 하락세를 가져오기도 했다. 겨울 휴식기에 접어들 무렵에는 득점포를 폭발시키며 기나긴 부진을 벗어나는 듯 했지만, 이후 질라르디노의 득점포는 다시 간헐적으로 터지는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질라르디노가 부진한 원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지기 쉬운 함정, 예컨대 여자 연예인과의 스캔들이거나 식생활 조절의 실패, 술 담배를 즐기면서 훈련과 몸 관리에 충실하지 못하는 등의 이유와는 거리가 멀다. 질라르디노는 성실함이 트레이드마크일 정도로 자기관리에 철저한 선수이고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훈련장에서나 경기장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모범생이기도 하다.

혹 외부의 평가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을까. 그의 주변 인물이나 과거 이탈리아를 대표했던 선수들은 질라르디노에게 '좀더 공을 요구하고 동료들에게 화를 내라', '자기 주장을 더 확실하게 하고 이기적으로 플레이하라'고 조언한다. 즉 그가 전술적인 움직임에 맞춰 경기를 진행하다보니 질라르디노만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문제점이 생기는 것이다. 질라르디노의 '다재다능함'이 결국 팀 운영에 희생되어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최근 경기를 보면 이런 특징은 더 확실해진다. 그는 여전히 완벽에 가까운 볼 키핑력과 공격 전개력을 보이지만 위험지역으로 파고드는 위치 선정 능력, 본능적으로 골 냄새를 맡는 감각 자체는 떨어진 듯한 경기력이다. 과거와 비교해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간에 침투하는 횟수 자체가 줄어들었고, 그 이외의 지역에서 맴돌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그의 현재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이미 호나우두가 영입된 데 이어 호나우지뉴의 밀란 이적설도 거론되고 있다. 호나우두 영입 이후 밀란은 주전 투톱으로 올리베이라-호나우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미 벤치로 밀려난 질라르디노의 입지가 더욱 흔들리는 상황인 것이다.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럽 축구계에서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것을 떠올리면 무상할 정도다.

'축구 스캔들'로 인한 밀란의 강등설이 언급될 때 가장 먼저 팀에 남겠다고 선언했을 정도로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질라르디노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셰브첸코의 뒤를 이으며 밀란의 상징을 기록될 것 같았던 젊은 선수의 슬럼프가 안타깝다. 강력하고 화려한 맛은 없지만 성실하면서 우아한 느낌을 전달했던 선수. 두 시즌 전, 파르마에서 보여주던 그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언제쯤 그가 회복될지 궁금하기만 하다.

밀라노(이탈리아)=이윤철 통신원
사진=질라르디노 ⓒGettyImages/멀티비츠/나비뉴스/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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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관
질라르디노 조금만 힘내라...    | 03.20
한재훈
질라르디노,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인데..    |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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