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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08-06-10 11:25:10
제        목   [유로 포인트] 伊, 도나도니의 보수적 선수 기용이 패착

[스포탈코리아] 구자윤 기자= 역시 감독이 축구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한 판이었다.

이탈리아가 무려 30년만에 네덜란드에게 패했다. 그것도 0-3 완패. 수문장 지안루이지 부폰의 선방이 없었다면 점수차는 더 벌어질 수도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로베르토 도나도니 감독은 예상 외로 다니엘레 데 로시, 파비오 그로소를 대신해 각각 마시모 암브로시니, 크리스티안 파누치를 기용했다. 아무래도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암브로시니, 파누치가 더 믿음직스러웠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암브로시니는 AC 밀란 동료인 젠나로 가투소, 안드레아 피를로와 함께 미드필드 라인을 구성했지만, 이탈리아는 중원 싸움에서 일방적으로 네덜란드에 밀렸다.

암브로시니, 가투소가 모두 2년 전만 못하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실패로 이어졌다. 피를로는 올 시즌 AC 밀란에서 유일하게 제 몫을 해준 선수였지만, 네덜란드전에서는 잦은 패스미스를 범했다. 암브로시니, 가투소는 그저 거칠기만 했는데, 특히 가투소의 활동량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파누치는 35살의 나이에 오른쪽 풀백으로 기용됐다. 파누치는 올 시즌 들어 점차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나도니 감독은 그를 기용했다. 파누치는 예상 외로 공격에 많이 가담했으나, 나이 탓에 공격 후 수비 진영으로 돌아오는 속도가 너무 늦으면서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다.

중앙 수비도 문제였다. 파비오 칸나바로가 부상으로 제외되자 도나도니 감독은 대표팀에서 주로 뛰어온 마르코 마테라치, 안드레아 바르잘리를 선호했다. 하지만 마테라치, 바르잘리는 단 한 번도 호흡을 맞춰온 적이 없기에 불안한 모습만 드러냈다.

마테라치, 바르잘리 모두 올 시즌 클럽에서의 활약이 썩 좋지도 않았다. 이 점을 감안하면 차라리 두 선수 중에 한 선수를 빼고 조르지오 키엘리니를 투입시키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왼쪽 풀백도 가능한 키엘리니는 올 시즌 유벤투스에서 중앙 수비수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제 이탈리아는 남은 두 경기를 이기지 않는 한 죽음의 조 C조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챔피언’에 오른 이탈리아가 정작 유럽 대회에서는 8강 진출도 하지 못하는 셈이다.

사실 도나도니 감독은 이탈리아 대표팀을 맡기 전만 해도 하위권 팀 리보르노를 중상위권으로 이끈 것 외에는 별다른 경력이 없는 지도자다. 하지만 이탈리아가 감독이 공석이었을 당시만 하더라도 좋은 감독들이 모두 클럽을 맡고 있었기에 어부지리 격으로 도나도니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수 있었다.

그래서 이탈리아 내에서도 도나도니 감독이 과연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유로 2008 개막을 앞두고 도나도니 감독에게 믿음을 실어주기 위해 그와의 계약을 2010년까지 연장했다.

하지만 도나도니 감독은 재계약이 기쁘다고 하면서도, 이번 대회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자진 사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나도니 감독은 그 말에 책임을 져야 할 필요가 있다. 축구의 스피드가 점점 더 중시되고 있는 와중에 베테랑의 경험에만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사진=도나도니 감독(中) ⓒGettyImages/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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