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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08-05-19 11:19:52
제        목   달라진 제주, 승리하는 법을 배웠다

[스포탈코리아=대구] 안혜림 기자= 18일 오후 열린 대구와 제주의 경기.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31분, 교체투입된 신병호가 동점골을 터트리자 제주 벤치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했다. 신병호 역시 벤치 근처로 달려와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11분 후, 최현연의 결승골이 터지자 제주 벤치는 다시 한 번 환호했다. 제주는 그렇게 승리에 목말라 있었다.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10라운드 경기. 경기 전까지 제주는 정규리그 7경기 연속 무승(2무 5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5월 10일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정규리그 최하위로 처져 있는 상태. 그렇지만 무언가 '사고'가 터질 거라는 조짐은 있었다. 주중 열린 컵대회 경기에서 FC 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던 것.



사실 제주는 올 시즌 이해할 수 없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브라질 출신의 알툴 베르날데스 감독이 부임한 첫 시즌, 시즌 초반의 부진은 K-리그 적응과 함께 조직력을 다지기 위한 시간으로 설명할 수 있었다. 사실 조용형과 이정호가 버티고 있는 포백 수비라인부터 이동식, 오승범, 구자철 등이 위치한 미드필드, 조진수, 심영성, 전재운 등이 포진한 공격진까지 만만치 않은 선수 구성을 갖춘 터였다.

알툴 감독은 부임 이후 원터치 혹은 투터치로 이어가는 빠르고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주문했고, 4-4-2 포메이션을 구축하며 팀의 큰 틀을 만들어갔다. 제주의 변화가 감지된 것은 3월 15일 열린 정규리그 대전과의 경기. 제주는 전반전 대전의 파상 공세로 고전했지만 후반전 들어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이어가며 2-0 승리를 만들어냈다. 앞으로의 경기력을 기대하게 하는 멋진 승리였다.

그렇지만 제주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4월 30일 열린 인천전까지 컵대회 포함 8경기 연속 무승(2무 6패)의 수렁에 빠졌다. 구자철과 전재운, 김영신 등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도 영향을 미쳤지만, 마지막 '1%'가 모자랐다. 기껏 득점 기회를 만들고도 골을 터트리진 못했지만 실점은 쉬웠다. 매 경기 '선전'이 이어졌지만 승리가 없었다. 이정호는 이후 "경기를 못하고 진 것도 아니고 계속 어이없는 골을 허용하다 보니 팀이 올라서려고 하다가도 쉽게 무너지곤 했다"고 팀의 부진을 설명하기도 했다.

4월 30일 열린 인천과의 원정 경기. 제주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골잔치를 벌이며 4-0 승리를 만들어냈다. 미드필드를 장악한 후 전방을 향한 패스가 이어졌고, 조진수와 심영성, 호물로는 인천 수비 라인을 완벽히 파고들었다. 수비라인부터 미드필드, 공격진까지 물 흐르는 듯한 패스가 이어졌다. 알툴 감독 역시 "지금까지 흘려왔던 땀이 보답을 받은 것 같다"며 환호했다.

그렇지만 제주는 또 다시 그 기세를 살리지 못한 채 정규리그 울산전과 전북전에서 2연패를 기록했다. 그리고 찾아온 5월 14일 서울전. 사실 제주는 2군에 가까운 서울의 신예들을 상대로 녹록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서울 포백의 뒷공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골을 만들어냈지만, 패기를 앞세운 서울의 움직임에 여러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몸을 던지는 수비와 서울의 실책이 겹치면서 끝내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알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하루하루 경기마다 좋아지고 있고, 점점 원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그리고 그 희망은 18일 열린 대구와의 경기에서 현실이 됐다. 대구 황선필의 역전골이 터졌을 때만 해도 제주는 또 다시 무너질 것 같았다. 그러나 조준호가 대구의 결정적인 찬스를 막아내고, 교체 투입된 신병호와 최현연이 연속골을 터트리고, 수비 라인이 마지막까지 대구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면서 값진 승리가 만들어졌다.

제주는 대구전 승리로 시즌 첫 2연승을 기록했다. 승점 8점으로 K-리그 중간 순위 13위. 겨우 한 단계를 올라선 셈이지만 의미는 남달랐다. 알툴 감독은 "앞으로도 이렇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펼친다면 팬들에게 좋은 경기, 멋있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구전이 끝난 후 제주의 라커룸에서는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알툴 감독의 선창에 이어 제주 선수들은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완벽하게 승리하는 팀 아니면 아쉽게 패배하는 팀이었던 제주는 살얼음 같은 2연승을 거두며 '승리하는 법'을 배웠다.

팀의 최고참인 조준호는 대구전이 끝난 후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니까 한 경기 한 경기씩 이기고 올라가면, 전반기에는 어느 정도 승점을 벌어놓고 후반기에 충분히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다짐을 전했다. 제주의 2008시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사진=4월 30일 인천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후 환호하는 제주 선수들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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