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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08-06-30 20:04:11
제        목   [유로포인트] ‘패스의 미학’이 만든 무적함대 스페인의 성공

[스포탈코리아] 서호정 기자= 실로 ‘무적함대’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성공이었다. 우승으로 가는 3주 간의 장도에 조금의 흔들림도 있을 법 했지만 스페인은 단 한번의 패배도 기록하지 않은 채 정상에 올라섰다. 그것도 매 경기를 장악하면서 말이다.

이번 대회 스페인이 보여준 이 완벽한 성공은 패스로 시작해 패스로 귀결된다. 스페인과의 4강전이 끝난 뒤 패장인 러시아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인터뷰 내내 무적함대의 ‘원터치 패스’에 의한 축구에 감탄사를 보냈다. 결승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아라고네스 감독에게 스페인의 축구에서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에메 자케의 프랑스가 보여준 예술 축구가 연상된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자신들의 통산 두 번째 유럽선수권 우승을 확정지은 독일과의 결승전에서도 패스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완벽한 축구를 구사했다. 전반 초반 독일의 높이와 힘에 밀려 그들답지 않게 실수를 반복하던 스페인은 전반 14분 단 한번의 패스 플레이로 분위기를 전환했다.

후방에서 들어온 침투 패스가 페널티 박스 안의 공간으로 날아왔고 이어진 이니에스타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독일 수비진을 맞고 굴절되며 골로 연결될 뻔 했다. 스페인이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가 이날 경기에 처음 선을 보인 뒤 무적함대 선원들은 앞선 경기에서 보여준 자신감을 되찾았고 이후 승부의 추는 스페인에게로 급격히 기울었다.

미드필더는 물론 수비수들조차 양질의 패스를 넣어주는 스페인의 플레이는 독일의 플레이와 차원이 달랐다. 독일 역시 미드필드에서부터 주고 받는 패스로 스페인의 촘촘한 수비라인을 무너트리려 했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나오는 패스는 십중팔구 부정확했다.

반면 스페인은 철저히 계산된 패스가 동료들의 변화 무쌍한 움직임에 맞춰 오차 없이 들어갔다. 스페인의 패스 미학이 발현될 때마다 경기장은 탄성으로 울려퍼졌다. 패스로 분위기를 바꾼 스페인은 결국 패스로 승리를 결정지었다. 전반 33분 나온 토레스의 결승골은 세나의 안정된 패스가 사비를 거쳐 단번에 독일 수비를 무너트리는 킬 패스로 변화되면서 시작됐다. 단신의 필립 람이 패스를 차단하기 위해 달려들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미스 매치 상황을 만든 것은 토레스 혼자의 움직임이 아닌 스페인 미드필드진의 황금 패스가 있어서였다.

이후에도 펼쳐지는 스페인의 패스 향연은 대단했다. 공을 받기 전 이미 다른 동료가 어디로 움직이는 지 알고 있는 듯 찔러주는 패스는 모두 위협적인 장면으로 이어졌다. 신체적 조건이 뛰어난 독일 중앙 미드필드진과 센터백 라인이 발을 뻗어도 하나 같이 한, 두 걸음 차이로 벗어나며 우군에게 향하는 스페인의 패스는 이날 무려 80%가 넘는 정확도를 기록했다.

오히려 볼 점유율과 점유 시간은 모두 독일이 우세했다. 하지만 그 수치는 정체되지 않는 스페인의 원터치 패스로 인해 독일이 의식하지 못한 채 나타난 결과였다. 독일은 골키퍼 옌스 레만이 이날 가장 정확한 패스 성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날 만큼 필드 플레이어들의 패스는 수준 이하였다.

유로 2008 참가국 중 평균 신장이 가장 작은 팀 스페인이 보여준 축구는 이전의 뺏고, 공간을 지우는 것에 치중하던 체력과 피지컬을 앞세운 압박의 축구가 소멸되고, 만들고 창조하는 두뇌와 패스, 공간 창출의 시대가 돌아왔음을 알리고 있다. 축구는 패스로 시작해 패스로 끝나는 스포츠다. 스페인의 우승은 축구의 가장 밑바탕이 만든 승리였다. 유럽은, 그리고 전 세계는 당분간 이 스페인이 보여줄 패스 미학의 축구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까?

사진=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패스 축구를 만든 스페인 ⓒGettyimages/멀티비츠/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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