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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ccernews 2019-05-15 22:50:43
제        목   [EPL 결산] 몰락한 맨유, 자중지란한 팀에 영광은 없다



[스포탈코리아] 정현준 기자=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약 9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우승 팀이 38라운드에서 결정될 정도로 손에 땀을 쥘 역대급 경쟁이 펼쳐졌고, 마지막에 웃은 팀은 맨체스터 시티였다.

12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펼쳐진 EPL 최종전에 시선이 쏠렸다. 강등권은 일찌감치 확정된 반면(카디프 시티, 풀럼, 허더즈필드 타운), EPL 트로피 주인과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나설 남은 한 자리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우승을 다투는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 챔피언스리그 진출 희망을 이어간 토트넘 홋스퍼, 아스널의 뜨거운 경쟁이 팬들의 흥미를 높였다.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승부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없었다. 맨유는 지난 허더즈필드와 EPL 37라운드에서 운명이 결정됐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실낱 같은 기대를 걸었으나 무위에 그쳤다. 승리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없었던 맨유는 허더즈필드 원정에서 무승부에 그쳤고,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은 맨유의 유로파리그행을 알리는 신호였다. 맨유는 카디프 시티와 최종전에서도 0-2로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맨유는 시즌 개막 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폴 포그바, 로멜루 루카쿠, 다비드 데 헤아, 네마냐 마티치, 알렉시스 산체스 등 호화로운 선수단에 프레드, 디오고 달로트 같은 유망한 신예가 가세해 깊이를 더했다. 세계적인 명장 조제 모리뉴 감독도 우승을 기대하는 요인이었다. 그러나 맨유는 시작부터 삐걱거렸고,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초반 부진' 그래서 맨유는 몰락했다




이번 시즌 맨유의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레스터 시티와 개막전에서 2-1로 힘겹게 승리했지만 곧장 2연패로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좋은 흐름을 탈 시기에 항상 넘어졌다. 지난해 9월에는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비기고(1-1 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1-3 패)에 덜미를 잡히며 고전했다.

강팀과 이른 시기에 격돌한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지난 시즌 맨유는 8라운드에 들어서야 리버풀을 만날 정도로 ‘BIG6’와 대진이 뒤로 밀렸다. 토트넘(10라운드), 첼시(11라운드)를 연달아 만났지만, 6승 2무 1패로 충분히 기세를 탄 덕분에 자신감을 안고 일정을 치렀다. 맨유는 초반 호성적에 힘입어 전반기 내내 2위를 유지하며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번 시즌은 달랐다. 3라운드부터 토트넘을 만나 홈에서 무기력하게 패하더니, 그 여파가 오래 이어졌다. 한 수 아래 전력을 꺾고 'BIG6'를 만나면 매번 눈물을 흘렸다.  맨유는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누르고 첼시와 9라운드에서 승리 직전 후반 추가시간 로스 바클리에게 실점해 다 잡은 대어를 놓쳤다. 본머스를 잡은 뒤에는 맨시티에 패했고, 이후 3연속 무승부에 그쳐 순위가 8위까지 내려갔다. 초반 부진은 맨유의 시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로 이어졌다.

'무너진 리더십' 그래서 맨유는 몰락했다




맨유가 시즌을 앞두고 자신만만했던 이유는 모리뉴 감독의 존재였다. 모리뉴 감독은 FC포르투, 첼시, 레알 마드리드, 인터 밀란 등 유럽 명문 구단에 우승컵을 안겼고, 2016년 맨유 부임 첫 시즌부터 3개의 트로피(커뮤니티 실드, EFL컵, 유로파리그)를 안겨 지도력을 증명했다.

2017/2018시즌 리그 2위에 오른 맨유는 모리뉴 3년 차인 이번 시즌 우승을 위해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난조에 심상치 않은 공기가 맴돌았고, 영국 언론에서는 조금씩 모리뉴 감독의 경질을 언급했다. "비판을 받는다면 선수가 아니라 내가 받는 게 낫다"라며 감싸던 모리뉴 감독의 반응도 점점 날이 섰다. 부진에 빠진 산체스, 포그바를 공개적으로 질타하며 불편한 관계를 형성했다.

'바이러스' 발언은 맨유 전체를 뒤흔들었다. 모리뉴 감독은 지난해 12월 사우샘프턴과 2-2로 비긴 뒤 라커룸에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포그바에게 "뛰지 말았어야 할 바이러스"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격을 받은 포그바는 이적을 심각하게 고민했고, 모리뉴 감독과 사사건건 부딪쳤다. 이 사건을 계기로 모리뉴 감독은 맨유의 베테랑, 경영진의 신뢰를 잃었고, 입지가 극도로 좁아지는 역효과를 유발했다.

결국 모리뉴 감독은 리버풀과 노스웨스트 더비에서 압도적인 패배를 당했고, 하루 뒤 결별 통지서를 받았다. 화려한 2년 차를 보내고 세 번째 시즌에는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나는 ‘3년 차 징크스’는 이번 시즌에도 유효했다. 맨유는 '레전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을 불러들여 수습에 나섰다. 솔샤르 감독은 부임 후 19경기에서 14승을 챙겨 반전을 이끌었지만, 판도를 바꾸기에는 흐름이 크게 기울었다. 맨유는 이번 시즌 6위에 머물며 다음을 기약했다.

선수단의 지휘자가 없다는 점도 맨유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번 시즌 주장으로 임명된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부진과 잦은 부상으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애슐리 영이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실질적인 리더를 잃은 맨유는 시즌 내내 온갖 구설에 오르며 뒤숭숭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팀 넘어선 개인' 그래서 맨유는 몰락했다




'팀보다 크고, 큰 선수는 없다'는 말은 맨유의 상황과 정반대다. '원팀'의 상징이었던 맨유는 이번 시즌 찾아보기 힘들었다. 선수단 장악에 실패하면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모리뉴 감독 시절에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의 갈등이 절정에 달했다.

포그바가 대표적이다. 포그바는 이번 시즌 리그 13골 9도움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맨유의 몰락에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포지션 문제로 모리뉴 감독과 마찰을 빚던 포그바는 그가 경질된 후 SNS에 미소를 띤 사진과 "제목을 정해줘(Caption this)"라는 말을 붙여 불씨를 키웠다. 논란이 번지자 포그바는 게시물을 삭제 후 스폰서 업체와 연관된 일정이라고 해명했으나, 부적절한 시기에 나온 행동이었다.

솔샤르 감독이 부임한 뒤에는 마음을 잡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포그바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격해 맨유의 리그 12경기 무패(10승 2무) 행진 주축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몰도바와 유로 2020 예선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모든 선수의 드림 클럽"이라고 언급하며 도마에 올랐다. 포그바의 발언으로 촉발된 이적설은 현재진행형이다.

재계약도 맨유의 골칫거리였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데 헤아, 안데르 에레라를 포함한 주력 자원들은 다음 시즌 맨유에서 뛰려면 주급 대폭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데 헤아는 무려 35만 파운드(약 5억 3,685만 원)를 내걸어 맨유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험난한 난관을 넘으려면 하나로 뭉쳐도 모자랄 판에, 내부 통제에 실패한 맨유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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